안녕하세요, 저콩입니다.
저는 한때 맛집 정보를 탐욕스럽게 모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력이 조금씩 쇠하면서 식탐도 점점 사라졌고...
지금은 아침에 시리얼+오트우유, 점심도 웬만하면 메뉴를 통일해서 먹을 정도로 식사가 단순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도... 가끔은 아주 맛있는 걸 먹고 싶습니다. 요리는 못하기에 식당을 열심히 찾아봅니다. 어딜 가야 하지... 한숨만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맛집 찾기는 평생 풀어야 할 난제입니다.
일반적인 방법
- 동기 김X수는 소문난 식탐러인데 그가 말하길, 가게 외관만 봐도 느껴지는 포스(?)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게 뭔지는 정확히 설명을 안 해 줬습니다. 개인의 경험이 쌓여서 만들어진 빅데이터가 아닐까 하네요.
- 팟캐스트 '여둘톡(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90화에서도 맛집 감별법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사장님의 규칙대로 움직이는 가게가 맛집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통제력은 엄격한 관리와 자신감에서 오는 것일 테니, 이것도 아주 괜찮은 방법 같습니다.
- 추천을 따르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인 추천부터 시작해서 SNS나 블로그 검색까지. 미슐랭, 블루리본 등 미식 평론가들의 추천을 찾아보거나 포털 지도의 평점을 참고해도 좋겠지요.
저콩의 버그
저는 감도 없고 당장 허기를 채우지 않으면 안 되는 강퍅한 성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결정하여 식당엘 들어가야 됩니다. 평론가 혹은 평론 매체는 저마다 관점과 평가 기준이 달라서 그동안 피를 꽤 봤습니다.
그럼 대체 어쩌란 말이냐...?
주의: 편파적이고 근거가 빈약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근거를 찾는 것입니다. 나만의... 근거......
주관적인 경험일지라도 논리가 있다면 데이터로서 쓸모가 있...을 겁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진리가 아니라 확률입니다...
하여간 저의 근거는 이렇습니다.
1. 중장년 여성들이 모여서 느긋하게 식사하고 있는 곳은 쾌적하고 맛있는 식당일 확률이 높더군요. 특히 성당이나 큰 교회 옆에 있는 식당이라면 찐입니다.
2. (형광) 작업 조끼를 입은 분들이 점심때 단체로 들어가는 곳은 대부분 값이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이었습니다.
3. 남도의 지명이 들어간 가게는 반찬이 다채롭고 맛있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4. 지자체에서 뽑은 '모범음식점'은 일반적인 수준에서 맛, 서비스, 위생이 괜찮을 확률이 높습니다.
5. 이태원 해방촌,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 대림동 차이나타운 등 외국인 사장님들이 모여 있는 동네에서 외국어 간판(영어 제외)으로 되어 있는 가게는 대체로 현지화된 음식보다 강렬한 맛을 보여 주더군요.
변명
음식이 맛있는 가게와는 별개로 '사랑스러운 가게'라는 것이 있습니다. 애정하는 가게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 환경, 판매자의 기분이나 태도, 배경 음악, 주변 가게들과의 조화, 그날 나의 컨디션, 동행인의 성향 등등이 잘 맞아떨어질 때 만족스러운 경험이 이루어지니까요. 결국 맛집이란, 본인만의 기준으로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네요.
또다시 이따위 결론이라니 죄둉합니다,,,
+ 책과 음악 이야기
<좋아요가 달렸습니다>를 만들면서 자주 들은 노래가 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Anti-Hero>입니다.
정민이는 무대의 주인공, 아이돌을 꿈꾸는 아이입니다. 그러나 진짜 연예인 같은 서연이가 전학 오면서 친구들의 관심을 모조리 빼앗깁니다. 질투가 난 정민이는 서연이를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정도가 너무 지나쳐 오히려 친구들이 정민이를 따돌리는 상황에 이릅니다. 결국 정민이는 분노의 화살을 스스로에게 돌리고 말지요.
It's me, hi, I'm the problem, it's me
At tea time, everybody agrees
I'll stare directly at the sun but never in the mirror
It must be exhausting always rooting for the anti-hero
나야, 안녕, 그래 내가 문제지 뭐
다들 모이기만 하면 그러더라고
나는 해를 똑바로 쳐다볼지언정 거울은 못 들여다보겠더라
주인공 같지 않은 주인공을 응원하는 건 지치는 일이니까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수퍼스타도 가끔은 자기 자신이 너무 밉고 싫을 때가 있는 걸까요.
만약 제가 정민이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면, 바밍 타이거의 <Buriburi> 공연 영상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특히 '열린 음악회' 버전으로요. 아마 몸치인 서연이도 즐겁게 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 가장 찬란했던 눈부신 그날은 지금이야 순간을 살아
미워해 뭐 하니 편 가르기는 그만
후회 없는 네 삶을 살아
그대 가슴 깊은 곳 잡것들은 그만
미련 없이 성불해 살아
세상 가장 찬란했던 눈부신 그날은